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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받는 스타트업은 브랜드 이름부터 다릅니다
브랜드 네임은 성공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첫번째 기회
수백 장의 사업계획서, 수십 번의 IR 피칭, 그리고 숨 막히는 숫자의 향연.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은 마치 혹독한 서바이벌과도 같습니다.
전체 시장 규모, 고객 획득 비용, 월간/연간 반복 매출, 고객 유지율, 월간 성장율 같은 지표들이 오가는 테이블 위에서,
브랜드 이름처럼 말랑말랑한 주제는 마치 사소하고 부차적인 문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일단 제품 만들고 투자부터 받은 다음에, 이름은 그때 가서 제대로 고민해도 늦지 않아"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수많은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를 곁에서 지켜본 저희의 관점은 조금 다릅니다.
투자자들이 당신의 발표 자료 첫 장에 적힌 그 '이름'을 보는 순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이미 당신의 비즈니스에 대한 첫인상과 평가를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때로는 잘 지은 이름 하나가, 복잡한 재무 지표만큼이나 강력한 성공의 시그널을 보내기도 합니다.
# 브랜드 이름, 단순한 명칭이 아닌 첫 번째 전략 자산
성공하는 스타트업에게 브랜드 이름은 단순히 회사를 부르는 명칭이 아닙니다.
그것은 회사가 보유한 가장 작지만,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핵심 전략 자산입니다.
투자자에게 보내는 모든 이메일, 모든 발표자료, 모든 기사에 이 이름이 사용됩니다.
이처럼 빈번하게 노출되는 자산을 아무런 전략 없이 정했다는 것은,
이 스타트업이 장기적인 관점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다는 위험 신호로 읽힐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단순히 좋은 제품이 아니라, 위대한 회사를 만들 수 있는 팀에 투자합니다.
그리고 그 팀의 전략적 사고 능력은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드러납니다.
브랜드 이름은 바로 그 전략적 사고를 보여주는 첫 번째 시험대와도 같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이름은 투자자에게 어떤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일까요?
# 좋은 이름이 투자자에게 보내는 시그널
1. 명확성과 기억용이성, "이 팀은 우리의 시간을 존중한다"
투자자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사업계획서를 검토합니다. 그들의 시간과 인지 능력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발음하기 어렵거나, 스펠링이 헷갈리거나, 무슨 의미인지 한참을 설명해야 하는 이름은 그들의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소모시킵니다.
반면, 누구나 쉽게 발음하고 기억할 수 있으며, 어떤 사업을 하는지 명확하게 암시하는 이름(예: 당근마켓, 토스)은 그 자체로
‘이 팀은 핵심을 알고, 명확하게 소통할 줄 아는구나’라는 신뢰의 시그널을 보냅니다.
투자자의 시간을 존중하는 이름이 투자자의 마음을 얻을 첫 번째 자격을 갖춥니다.
2. 확장성: "이 팀은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현재의 작은 성공이 아니라, 미래의 거대한 성장에 배팅합니다.
그런데 만약 브랜드 이름이 현재의 특정 제품이나 지역에만 갇혀 있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강남도시락"이라는 이름은 얼핏 좋아 보이지만 그 자체로 사업의 확장성을 스스로 제한해 버립니다.
나중에 샐러드나 다른 카테고리의 서비스를 추가하고 싶을 때,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식별력이 없어서 상표권 확보도 불가능한 이름입니다.
반면, 아마존(Amazon)은 처음에는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강처럼 모든 것을 팔겠다는 원대한 비전을 이름에 담았습니다.
이처럼 미래의 가능성을 담을 수 있는 확장성 있는 이름은,
투자자에게 ‘이 팀은 눈앞의 제품이 아니라 거대한 미래를 그리고 있구나’라는 확신의 시그널을 보냅니다.
3. 독창성과 방어 가능성: "이 팀은 '경제적 해자'를 이해한다"
투자의 세계에서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는 경쟁자들이 쉽게 침범할 수 없는 독점적인 경쟁 우위를 의미합니다.
브랜드는 기술 특허만큼이나 강력한 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 솔루션"이나 "베스트 테크"처럼 일반적인 단어의 조합으로 만든 이름은 결코 우리만의 것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검색 결과에서 묻혀버리고, 상표권 등록도 불가능합니다.
반면, 독창적이면서도 의미를 담고 있는 이름(예: 배달의민족, 직방)은 그 자체로 강력한 지적 재산권이 됩니다.
도메인을 확보하고, 상표권을 등록하고, 우리만의 고유한 영역을 구축한 이름은, 투자자에게 ‘이 팀은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지킬 줄 아는구나’라는 믿음의 시그널을 보냅니다.
# 이름, 세상에 던지는 첫 번째 약속
스타트업에게 브랜드 이름은 결코 가볍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업 계획의 가장 마지막에 붙이는 이름표가 아니라, 사업의 모든 것을 관통하는 첫 번째 전략적 결정입니다.
좋은 이름은 그 자체로 잘 만들어진 비즈니스 모델이며, 투자자를 향한 가장 작지만 가장 강력한 발표자료입니다.
이름이 명확하면 사업의 본질도 명확해지고, 이름에 확장성이 담겨 있으면 비전도 원대해 보입니다.
투자자는 결국 불확실한 미래에 베팅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 브랜드 이름은 창업팀이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얼마나 멀리 내다보며, 얼마나 단단하게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지켜나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잘 지은 이름은 그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투자자의 마음에 신뢰라는 첫 번째 닻을 내리게 합니다.
이름을 짓는 과정을 단순히 ‘재미있는 창의 활동’으로 여기지 마십시오.
그것은 당신의 비즈니스가 세상에 던지는 첫 번째 약속이자, 위대한 성공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첫 번째 기회입니다.
이 첫 번째 기회를 얼마나 진지하고 전략적으로 다루는지가, 당신의 다음 라운드를 결정할지도 모릅니다.
스타트업의 이름은 단순히 회사를 부르는 명칭을 넘어,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들겠다는 창업자의 첫 번째 선언이자 약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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