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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브랜드 이름이란 무엇인가?
쉽게 기억되는 이름을 넘어, 브랜드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이름의 조건
브랜드에게 이름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세상에 태어난 아이에게 처음 붙여주는 이름처럼, 브랜드의 모든 여정을 함께할 운명 공동체와도 같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창업가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브랜드 네이밍을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 중 하나로 꼽습니다.
수십, 수백 개의 단어를 나열하여 조합하고 상표 등록 가능성을 확인하며 도메인 주소를 검색하는 등,
팀원들과 갑론을박을 벌이다 보면 결국 지쳐서 적당한 이름으로 타협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이 혼란의 가장 큰 이유는, 좋은 브랜드 이름의 '조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부르기 좋고 예쁜 이름이 좋은 이름일까요?
아니면 사업 내용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이름이 좋은 이름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생각의 계단을 한 칸씩 밟고 올라가며 좋은 이름의 조건을 점층적으로 탐색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조건에서 출발하여, 가장 위대한 이름이 가진 궁극적인 경지까지 함께 올라가 봅시다.
좋은 이름의 4가지 조건
1단계 (기반) : 쉽게 읽고, 말하고, 기억되는가?
모든 것을 시작하기 전, 가장 먼저 통과해야 할 관문입니다.
아무리 깊은 뜻을 담았더라도 고객이 제대로 발음할 수 없거나, 들을 때마다 헷갈린다면 그 이름은 제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이름이 어렵다는 것은 고객이 우리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우리를 검색할 기회를 스스로 막아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입소문(Word of Mouth)은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마케팅 도구이며, 그 시작은 누구나 쉽게 말하고 전달할 수 있는 이름에서 비롯됩니다.
이것은 독창성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생존의 조건입니다.
2단계 (성장) : 브랜드의 역할과 가치를 암시하는가?
첫 번째 단계를 통과했다면, 이제 이름에 의미를 생각할 차례입니다.
좋은 이름은 단순히 브랜드를 부르는 기호를 넘어, 브랜드가 제공하는 핵심적인 가치나 긍정적인 경험을 암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송금 서비스 '토스(Toss)'는 가볍게 던지다라는 의미를 통해 복잡한 금융을 쉽고 간편하게 만들겠다는 가치를 직관적으로 전달합니다.
숙소 예약 플랫폼 '여기어때'는 고객의 고민(어디 가지?)에 대한 답변을 그대로 이름에 담아, 문제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처럼 이름이 브랜드의 가치를 암시할 때, 고객은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브랜드를 경험하기 시작하며,
브랜드는 마케팅의 많은 단계를 건너뛸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됩니다.
3단계 (지속) : 미래를 담을 수 있고, 지킬 수 있는가?
이제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름의 가치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 단계는 좋은 이름을 위대한 브랜드 자산으로 만드는 핵심적인 과정입니다.
이름이 현재의 사업 영역에만 갇혀있지는 않은가? (확장성)
아마존(Amazon)이 처음부터 OKBOOKS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면, 오늘날 세상의 모든 것을 파는 거대한 제국이 될 수 있었을까요?
좋은 이름은 브랜드의 현재 모습뿐만 아니라, 앞으로 꿈꾸는 미래의 비전까지 담을 수 있는 충분히 큰 그릇이어야 합니다.
이 이름을 법적으로 보호하고 독점할 수 있는가? (방어 가능성)
스마트 테크나 코리아 푸드처럼 일반적인 단어의 조합은 상표권을 확보하기 어렵고, 도메인을 선점 당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독창적이면서도 법적으로 보호 가능한 이름은, 경쟁자들이 쉽게 침범할 수 없는 우리 브랜드만의 영토를 구축하는 첫걸음입니다.
이는 브랜드를 지키는 가장 견고한 성벽이 됩니다.
4단계 (정수) : 브랜드의 철학과 목적 그 자체가 되는가?
이것이 바로 좋은 이름을 넘어 위대한 이름의 반열에 오르는 마지막 조건입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이름은 더 이상 브랜드를 설명하거나 암시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철학과 목적 그 자체가 됩니다.
이름이 곧 브랜드의 선언이자, 존재하는 이유가 되는 경지입니다.
자동차 브랜드 테슬라(Tesla)를 생각해 봅시다.
회사의 이름은 단순히 창업자의 이름이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이름은 단순히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를 넘어,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거대한 산업 구조에 도전하고,
전기를 통해 에너지의 미래를 바꾸겠다는 브랜드의 혁신적이고 저항적인 철학을 단번에 상징합니다.
고객은 테슬라의 자동차를 구매하며, 그 위대한 과학자의 혁신적인 정신과 미래를 향한 비전을 함께 소유하게 됩니다.
명상 및 마음 챙김 앱 헤드스페이스(Headspace)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이름은 머릿속의 공간을 의미합니다.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현대인의 머릿속에, 고요하고 평온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주겠다는 브랜드의 약속이 이름 안에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명상 앱이라는 기능적 설명을 넘어, 브랜드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궁극적인 가치, 즉 마음의 평화를 이름 그 자체로 경험하게 만듭니다.
이 경지에 이른 이름은, 브랜드가 하는 모든 활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고객에게 강력한 영감을 주는 상징이 됩니다.
그것은 직원들에게는 우리가 왜 일하는지에 대한 자부심이 되고, 고객에게는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하는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이 됩니다.
이처럼 이름이 브랜드의 철학을 온전히 대변할 때, 브랜드는 비로소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됩니다.
이름, 브랜드의 가능성을 담는 그릇
결론적으로, 좋은 브랜드 이름을 찾는 여정은 단순히 멋진 단어를 고르는 창의적인 놀이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브랜드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미래를 꿈꿀 것인지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치열한 전략의 과정입니다.
이름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는 그릇과 같습니다. 기반이 튼튼하고(1단계), 고유한 가치를 암시하며(2단계),
미래를 담을 만큼 크고 단단하고(3단계), 마침내는 그 자체가 브랜드의 영혼을 상징하게 되는 그릇(4단계)을 만드는 것이 바로 네이밍의 핵심입니다.
물론, 이름 자체가 브랜드를 위대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이름이 위대해지는 것은, 브랜드가 그 이름에 담긴 약속과 가능성을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증명해 나갈 때입니다.
이름은 브랜드가 채워나가야 할 가능성의 청사진이며, 그 청사진을 완성해나가는 것은 브랜드의 모든 활동입니다.
따라서 좋은 이름이란, 단순히 지금의 우리를 설명하는 이름이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되고자 하는 위대한 모습에 어울리는 이름, 그리고 그 여정을 함께하며 스스로 빛을 발하게 될 이름입니다.
그것이야말로 브랜드의 가능성을 온전히 담아내는 진정으로 좋은 이름입니다.
이처럼 좋은 이름을 짓는 과정은 브랜드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단 하나의 단어에 담아내는 가장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창작의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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