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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CEO의 '개인 브랜드'는
회사의 자산인가, 리스크인가?
과거의 리더들은 견고한 성벽 뒤에 머물렀습니다. 그들의 이름과 얼굴은 업계 관계자나 주주총회 보고서 속에서만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소셜미디어와 24시간 뉴스 사이클이 지배하는 시대의 리더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세상이라는 거대한 무대 중앙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이제 경영자인 동시에, 인플루언서이자 셀러브리티입니다.
단 하나의 트윗으로 시장을 움직이고, 그의 말 한마디가 회사의 공식 발표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갖는 시대.
이처럼 강력한 CEO의 개인 브랜드는 과연 회사를 위한 축복일까요, 아니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둘 다'입니다.
CEO의 개인 브랜드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될 수도, 가장 통제 불가능한 리스크가 될 수도 있는 날카로운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리더가 그 칼을 어떻게 쥐고, 어떤 방향으로 휘두르는가입니다.
자산으로서의 개인 브랜드: '인간의 얼굴'이 갖는 힘
강력한 리더의 개인 브랜드는 기업에 돈으로 살 수 없는 세 가지 자산을 가져다줍니다.
1. 신뢰와 인재를 끌어당기는 자석
사람들은 차가운 기업 로고가 아닌, 열정과 비전을 가진 '사람'과 연결되기를 원합니다.
CEO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회사의 철학과 미래를 이야기할 때, 고객들은 제품 너머의 진정성을 느끼고 깊은 신뢰를 보냅니다.
또한, 최고의 인재들은 단순히 월급을 주는 회사가 아니라, 존경할 만한 리더의 비전에 동참하기 위해 모여듭니다.
2. 가장 효율적인 PR 증폭기
수십억 원의 광고 예산보다, 진정성 있는 리더의 SNS 게시물 하나가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리더는 전통적인 미디어를 거치지 않고 시장과 직접 소통하며, 신제품을 알리고, 때로는 위기에 직접 대응하며 여론을 이끌 수 있습니다.
리더의 입은 그 어떤 매체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홍보 채널이 됩니다.
3. 브랜드의 살아있는 화신
스티브 잡스의 완벽주의가 곧 애플의 브랜드였던 것처럼, 리더의 개인적 가치와 스토리가 기업의 브랜드와 완벽하게 일치할 때,
그는 브랜드의 살아있는 화신(化神)이 됩니다. 이는 그 어떤 광고 캠페인으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가장 강력하고 일관된 브랜드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합니다.
리스크로서의 개인 브랜드: '양날의 검'이 되는 순간
하지만 이 강력한 힘은 언제든 회사의 심장을 겨누는 칼날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핵심 인물(Key Person)' 리스크
브랜드의 정체성이 리더 개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될 때, 회사는 극도로 취약해집니다.
만약 그가 회사를 떠나거나, 은퇴하거나, 혹은 스캔들로 명예가 실추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개인에게 기생했던 브랜드 자산은 하루아침에 공중으로 분해되고, 회사는 방향을 잃은 유령선처럼 표류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통제 불가능한 변수
리더의 개인적인 발언, 정치적 견해, 사생활 등은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즉흥적인 말 한마디가 거대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번지며, 수조 원의 시가총액을 증발시킬 수 있습니다.
한때 자산이었던 리더의 입이, 이제는 24시간 감시해야 하는 리스크 관리 대상이 됩니다.
조직의 성장을 짓누르는 그림자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의 존재감은 때로 조직 전체에 너무 큰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모든 구성원이 리더의 결정만을 기다리게 되고, 새로운 리더의 성장이 억제되며, 조직의 창의성과 자율성은 질식하게 됩니다.
브랜드는 모두의 합창이 아닌, 리더의 독백이 되어버립니다.
건강한 공생을 위한 리더의 자기 성찰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이 양날의 검을 다루어야 할까요?
핵심은 '동일시'가 아닌, 전략적인 '정렬(Alignment)'에 있습니다.
리더의 개인 브랜드는 회사 브랜드 그 자체가 아니라, 회사 브랜드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가장 중요한 확성기' 역할을 해야 합니다.
확성기는 메시지를 증폭시키지만, 메시지 그 자체는 아닙니다.
리더는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과 회사가 공식적으로 추구하는 가치 사이에 의도적인 선을 긋고,
공적인 페르소나를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또한, 위대한 리더는 자신을 위한 '독무대'가 아니라, 회사의 다른 구성원들과 제품, 그리고 고객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는 더 넓은 '무대'를 만듭니다.
자신의 유명세를 동료들을 조명하는 데 사용하는 리더십이야말로, 개인 브랜드를 가장 건강하게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궁극적으로 리더는 언제나 자신이 브랜드의 '주인'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잠시 브랜드를 맡아 가꾸는 '관리인(Steward)'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대표님의 이름이 회사의 이름보다 더 커지는 순간을 경계해야 합니다.
당신의 개인 브랜드는 회사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확성기'가 되고 있습니까,
아니면 회사의 미래를 담보로 한 아슬아슬한 '곡예'가 되고 있습니까?
그 답은 당신의 말이 아닌, 당신의 행동과 당신이 만드는 시스템이 증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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