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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에 맞는 브랜드 아키텍처 전략은?
기업이 성장하고 사업 영역이 확장되면, 모든 리더는 마치 제국의 황제와 같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새롭게 정복한 영토(신사업, 인수합병)를 어떻게 통치할 것인가? 모든 것을 중앙의 강력한 깃발 아래 통합하는 '하나의 제국'을 건설할 것인가,
아니면 각 영토의 고유한 문화와 힘을 인정하는 '독립된 연합 왕국'을 세울 것인가?
이것이 바로 '브랜드 아키텍처(Brand Architecture)'의 문제입니다. 이는 단순히 브랜드를 정리하는 서류 작업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 성장 방식, 자원의 효율적 배분, 그리고 시장과의 소통 방식을 결정짓는 최상위 전략 설계입니다.
잘못된 아키텍처는 성장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고, 잘 설계된 아키텍처는 제국을 100년 이상 번영하게 하는 뼈대가 됩니다.
# 브랜디드 하우스(Branded House): 하나의 강력한 제국
'브랜디드 하우스' 전략은 모든 서브 브랜드가 강력한 모(母)브랜드의 이름과 후광 아래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FedEx가 FedEx Express, FedEx Ground, FedEx Freight 등 모든 서비스에 'FedEx'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언제 이 전략이 강력한가?
신뢰가 핵심일 때
모브랜드가 이미 시장에서 강력한 신뢰와 인지도를 구축했을 때, 신규 사업은 그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습니다.
고객은 'FedEx가 하는 것이니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쉽게 받아들입니다.
효율성이 중요할 때
하나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케팅 자원을 집중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입니다.
각 브랜드가 따로 광고할 필요 없이, 모브랜드의 명성을 높이는 것이 곧 모든 자식 브랜드의 성공으로 이어집니다.
내부 결속이 필요할 때
모든 구성원이 'FedEx'라는 단일한 정체성 아래 모여, "우리는 하나의 팀"이라는 강력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제국의 그림자 (The Risks)
위험의 전이
하나의 서브 브랜드에서 발생한 스캔들이나 실패는 제국 전체의 명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습니다.
성벽 하나가 무너지면 제국 전체가 위험해지는 구조입니다.
확장의 한계
모브랜드의 이미지가 너무 강력하면, 전혀 다른 시장으로 진출하기 어렵습니다.
'신뢰의 배송 전문가' FedEx가 갑자기 '트렌디한 패션 브랜드'를 론칭한다면 고객들은 혼란스러워할 것입니다.
# 하우스 오브 브랜드(House of Brands): 독립된 연합 왕국
'하우스 오브 브랜드' 전략은 P&G가 타이드(세제), 질레트(면도기), 팸퍼스(기저귀) 등 각기 다른 시장의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듯,
개별 브랜드가 전면에 나서고 모기업은 뒤에 숨는 방식입니다.
언제 이 전략이 강력한가?
다양한 시장을 공략할 때
각 브랜드가 특정 고객층과 시장에 최적화된 고유의 정체성과 메시지를 가질 수 있습니다.
럭셔리 시장과 대중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등, 서로 충돌하는 이미지를 가진 다양한 사업을 운영할 때 매우 효과적입니다.
리스크 분산이 필요할 때
한 브랜드의 실패가 다른 브랜드나 모기업의 명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각 왕국은 독립적으로 흥망성쇠를 겪으며, 제국 전체의 안정성을 유지합니다.
내부 경쟁을 통한 혁신
각 브랜드가 독립적인 손익을 책임지며 서로 경쟁할 때, 조직 전체에 건강한 긴장감과 혁신의 동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연합의 그림자 (The Risks)
막대한 비용
각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마케팅 비용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모브랜드의 후광 효과를 전혀 누릴 수 없어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통합 시너지의 부재
각 브랜드가 따로 움직이기 때문에, 기업 전체의 규모에서 오는 시너지를 창출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P&G 제품을 이렇게 많이 쓰고 있었네"라고 고객이 깨닫기 전까지는, 그들은 그저 개별 브랜드의 집합일 뿐입니다.
당신의 제국은 무엇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우리 회사에 맞는 전략은 무엇일까요?
오직 당신의 비즈니스가 그리는 '미래의 지도' 안에 그 답이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더 근본적인 질문을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의 성장은 '깊이'에 있는가, '넓이'에 있는가? (하나의 시장을 깊게 파고들 것인가, 여러 시장을 넓게 공략할 것인가?)
우리의 핵심 경쟁력은 '효율성'인가, '다양성'인가?
미래의 가장 큰 리스크는 '브랜드 이미지 희석'인가, '개별 사업의 실패'인가?
브랜드 아키텍처는 한 번 결정하면 바꾸기 어려운, 기업의 100년 대계를 결정하는 설계도입니다.
로마로 통하는 모든 길을 닦을 것인가, 아니면 각 도시가 스스로 번영할 수 있는 자유를 줄 것인가.
이 위대한 설계의 첫 단추를 꿰기 전에,
당신의 제국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꿈꾸는지를 먼저 명확히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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