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브랜딩은 최고의 에이전시가 아닌, 

최고의 '클라이언트'가 만든다

기업이 브랜딩이라는 거대한 과업과 마주했을 때, 리더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보통 '최고의 에이전시'를 찾는 것입니다. 

가장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가졌거나, 가장 유명한 어워드를 수상한 회사를 찾아내, 그들이 마법처럼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리라 기대합니다. 

에이전시는 '해결사'이고, 클라이언트의 역할은 그 비용을 지불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라는 익숙한 구도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난 수십 년간 이 업계에서 일하며 정반대의 진실을 목격해왔습니다. 

세상에 기억될 만한 위대한 브랜드는 최고의 에이전시가 만들지 않습니다. 언제나,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최고의 '클라이언트'가 만들어냅니다.

이것은 에이전시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변명이 아닙니다. 

브랜딩이라는 일의 본질에 대한 가장 중요한 통찰입니다.

# 에이전시는 화가가 아니라, 거울이다

많은 분들이 브랜딩 에이전시를 백지 위에 환상적인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의 진짜 역할은 화가가 아니라, 대상을 비추는 거대하고 맑은 '거울'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클라이언트라는 기업 내부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잠재력, 숨겨진 본질, 그리고 미래를 향한 열망을 가장 명료하고 아름다운 형태로 비추어,

세상과 스스로가 그 가치를 볼 수 있게 돕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없는 것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우리는 있는 것을 '발견'하고 '증폭'시킬 뿐입니다.

이는 곧, 거울에 비치는 모습의 퀄리티는 전적으로 거울 앞에 선 대상, 즉 클라이언트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클라이언트의 비전이 흐릿하다면 거울 속 모습도 흐릿할 것이고, 클라이언트의 열정이 미지근하다면 거울 속 모습도 활기를 잃을 것입니다.

# 그렇다면 '최고의 클라이언트'는 무엇이 다른가?

저희가 지난 수십 년간 함께 일하며 경외심을 느꼈던 '최고의 클라이언트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예산의 크기나 회사의 규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습니다.

1. 그들은 명확한 '관점'이 있다. 

최고의 클라이언트는 우리에게 "우리는 어떤 브랜드가 되어야 합니까?"라고 묻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는 이런 세상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이 신념을 어떻게 하면 가장 강력하고 매력적으로 세상에 보여줄 수 있을까요?"라고 묻습니다. 그

들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존재 이유, 즉 '왜(Why)'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과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브랜드의 '영혼'을 제공하면, 우리는 그 영혼을 담을 가장 완벽한 '육체'를 만듭니다.

2. 그들은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린다.

브랜딩은 수많은 주관적인 선택과 계산된 위험을 감수하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위원회에 의한 디자인(Design by Committee)'은 언제나 안전하지만 지루한, 최악의 결과로 이어집니다. 

최고의 클라이언트는 모든 의견을 경청하되,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직관과 비전을 믿고 대담한 결정을 내릴 줄 아는 용기를 가졌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용기를 에이전시에게 외주 주지 않습니다.

3. 그들은 브랜딩이 '내부'의 여정임을 이해한다. 

그들은 새로운 로고가 담벼락에 페인트칠되는 순간보다, 그 로고의 의미가 모든 직원의 마음속에 새겨지는 순간이 더 중요함을 압니다. 

그들은 브랜딩을 마케팅 부서의 프로젝트가 아닌, 전사적인 문화 혁신 프로젝트로 받아들입니다. 

그들은 고객에게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일 때만큼이나, 자신의 직원들에게 그 비전을 설명할 때 뜨거운 열정을 보입니다.

4. 그들은 에이전시를 '파트너'로 존중한다. 

그들은 에이전시를 단순히 돈을 받고 일을 처리하는 '용역사'나 '을'로 대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가장 내밀한 고민을 털어놓고, 때로는 격렬하게 논쟁하며, 함께 정답을 찾아가는 '전략적 파트너'로 존중합니다. 

이러한 상호 존중과 신뢰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최고의 결과물이 탄생합니다.

에이전시는 당신의 회사를 위대하게 만들어줄 수 없습니다. 오직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희의 역할은 그 위대해지는 여정에 함께하며, 당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비전과 용기를 비추는 가장 맑은 거울이 되어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최고의 에이전시를 어떻게 찾을까'를 고민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십시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최고의 클라이언트가 될 준비가 되었는가?'

그 질문에 대한 자신감 있는 대답이야말로, 위대한 브랜드를 만드는 모든 것의 진짜 시작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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